블라인드 테스트 솔직 후기, ‘스틱커피’ 그것이 알고 싶다

서울식품안전뉴스 2017년 06월 01일


바야흐로 커피 전성시대다. 상가마다 다양한 브랜드의 카페가 수두룩하고, 거리마다 카페 로고가 박힌 잔을 들고 활보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커피의 영역이 언제 이렇게 커버린 걸까. 밥보다 많이 먹는 음식이 된 커피는 어느새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커피를 더 자주, 편하게 즐기고 싶지만 한 잔에 4,000원 웃도는 프랜차이즈 커피를 하루 몇 잔씩 즐기기는 사실 부담이다. 그럴 때마다 찾게 되는 것이 바로 스틱커피다. 최근 각종 커피 전문점도 모자라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캡슐커피까지 등장하면서 커피믹스로 연명해 온 스틱커피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스틱형 원두커피다.

가볍게 즐기는 스틱형 원두커피의 등장

때마침 웰빙 열풍으로 설탕과 프림을 뺀 원두커피의 인기가 높아지고. 유행 따라 이제는 너도나도 차별화된 원두커피를 시장에 내세운다. 커피 감정능력을 공인받은 전문가가 직접 개발했다거나, 자기만의 추출법으로 원두를 추출했다며 업체마다 고유의 맛과 향을 어필하느라 바쁘다.

여기서 궁금한 건, 과연 이 스틱커피들이 가격대비 괜찮은 맛과 향을 내는 지다. 브랜드별 맛의 차이는 어떻고 카페에서 파는 커피와 비교했을 때는 어떨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푸드립이 나섰다. 우리가 직접 시중 인기 있는 스틱형 원두커피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실험에 사용할 스틱 원두커피 종류는 총 다섯 가지다. 동서식품의 카누, 남양의 루카스나인(이하 루카), 롯데네슬레 크레마(이하 크레마), 투썸 플레이스 스틱커피, 스타벅스 비아콜롬비아(이하 스타벅스 비아) 등. 생산지와 원두에 따라 산도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어 원두의 종류는 무난하면서도 연한(마일드) 콜롬비아 원두로 통일했다.

브랜드별 스틱커피, 그 맛의 차이가 궁금하다

커피를 타기 전, 먼저 원두의 입자를 비교해 보니 입자의 색과 굵기의 정도가 제각기 달랐다. 입자 고르기는 제조 공법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입자가 더 고를수록 물에서 빨리 녹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커피 물의 양은 모두 스틱별 권고 양에 맞춰 제조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평소 커피를 즐기고 자주 마시기로 유명한 다섯 명의 회사원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 모두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중간중간 물로 입을 헹궈가며 실험에 진지하게 임했다.

은은한 풍미로 무난하게 우리 입에 잘 맞는 커피는 카누였다. 보리차와 같은 고소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른 커피에 비해 신맛이 난다는 의견이 많았다. 카누는 뜨겁게 마시는 것도 좋지만 얼음을 넣어 차가운 아이스커피로 즐기기 좋은 커피다. 특히 여름 한정판으로 나온 아이스블렌드는 찬 물에 잘 녹아 카누 본연의 맛과 산뜻한 향미를 즐길 수 있다.

가장 부드러운 커피로 꼽힌 건 루카와 크레마다. 크레마는 커피를 탈 때부터 커피 표면에 황금색 비슷한 크림(크레마)이 생겨 목 넘김이 한층 부드럽다. 한 편 맛에서는 대추 맛이 난다거나 고구마 맛이 난다는 등의 독특한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내 취향에 맞는 스틱커피는?

루카의 부드러움은 연한 맛에서 나왔다. 연해서 물처럼 잘 넘어가지만 싱거워서 아쉽다는 평도 잇따랐다. 루카의 경우 우유를 넣어 라떼로 만들어 먹을 때 가장 빛을 발하는 커피였다. 우유와 호흡이 좋은 루카의 카페라떼는 우유 거품이 풍부하게 일도록 하여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투썸 커피의 강점은 커피의 향을 잘 살린 무겁고 짙은맛이다. 쌉쌀하게 퍼지는 향이 시큼한 끝 맛과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탄 맛과 쓴맛이 애매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때문에 투썸 커피는 마일드보다 깊고 진한 맛을 제대로 살린 다크블렌드를 추천한다.

맛과 향이 가장 특별했던 커피로는 스타벅스 비아가 꼽혔다. 투썸과 마찬가지로 탄 맛이 느껴지긴 하나 특유의 구수함이 매장에서 먹는 커피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맛에서는 가장 좋은 평을 받았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아쉽다.

가격도 맛도 착한 스틱커피의 매력

이보다 재미있는 결과는 번외로 진행된 실험에 있었다. 매장(스타벅스와 투썸)에서 판매하는 커피와 스틱커피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지, 기대를 안고 지켜본 결과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다섯 명 중 네 명의 실험자가 매장 커피와 스틱커피를 반대로 말하거나 전혀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나머지 한 명은 스타벅스 매장 커피를 맞추긴 했지만 다른 보기의 커피에 대해선 전혀 다른 오답을 늘어놓았다.

가렸던 브랜드 이름을 공개하자 참가자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늘 마시던 프랜차이즈 매장의 커피임에도 스틱커피와 구분하지 못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단 반응들이다. 저렴하기에 맛을 기대하지 않았던 스틱커피의 매력이 한층 돋보였던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스틱커피별 차이와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브랜드별 다양한 원두의 차이를 다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나에게 맞는 커피는 무엇이고, 어떻게 먹어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지 알았다면 반은 성공이다. 나른한 오후, 나에게 맞는 스틱커피 한 잔으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