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이야기 ] TV속 먹거리
착한식당의 반대말은 나쁜식당?
최근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라는 TV고발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 내용 중에서도 좋은 식재료를 정성으로 만들고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착한식당’ 코너가 특히 화제가 되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좋은 식당을 소개하겠다는 것이 프로그램 제작진의 의도이겠지만, 착한 식당이외의 식당은 자칫 나쁜 식당으로 매도되거나 편향된 의견이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글_조경자(임상영양사)

먹거리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은 소비자가 잘 모르고 있던 먹거리에 대한 숨겨진 진실과 이면을 이야기하며 단순한 고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먹거리의 생산, 유통, 소비와 관련된 문화를 비판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2012년 2월 양잿물을 이용하여 중량을 속이는 소라, 해삼 등에 대한 고발을 시작으로 먹거리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불법, 탈법 현장을 고발하여 식품안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동시에 ‘착한식당’을 발굴 소개함으로써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기도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면 지나치게 선정적인 보도로 식품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대다수의 외식업주를 폄하하게 된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하여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통해 얻게 되는 다양한 정보 속에서 옥석을 가려 수용하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출 필요가 있겠다.

착한식당의 선정 기준은?

3월 한 달 간 방영된 방송 중 착한 음식점 선정과 관련된 방송은 3회분으로 1일 천연향신료를 직접 제 때에 갈아서 쓰고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카레전문점, 15일 직접 그 날 그 날 잡은 전복과 해산물로 상차림을 하는 전복죽, 29일 천연조미료와 수제 소시지를 사용하는 부대찌개 업소 등이 착한식당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각 식당의 선정 사유가 상이하여 착한 음식점 선정 기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위생관리’가 착한 식당 선정에 결정적인 기준이 되었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좋은 식재료를 쓰고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위생관리가 허술함에도 불구하고 착한 식당으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복죽을 만드는 착한식당은 음식재료를 부엌바닥에서 씻고 다듬고 있었고 부대찌개 업소에서는 보름에 한 번씩 만드는 양념을 맨손으로 다루고 있어 매우 비위생적으로 보였으나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기본적인 위생관리 기준을 두고 선정된 업소가 향후에라도 이를 지킬 수 있도록 계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다.

착한식당이 아니면 다 나쁜식당?
착한식당 나쁜식당
또 다른 문제는 자칫 착한음식점으로 선정되지 않은 음식점의 경우 무조건 부도덕한 업소로 낙인 찍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카레와 부대찌개의 경우 이미 대다수의 소비자는 메뉴 자체의 특성상 인스턴트 재료가 포함됨을 알고 선택하므로 이것을 문제 있는 일인 것처럼 비판하기는 어렵다. 단지 상대적으로 더욱 좋은 착한식당을 발굴하여 천연재료로도 좋은 맛을 내는 식당이 있음을 보임으로써 앞으로 가야할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덜 좋은 식당과 나쁜 식당은 구분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카레의 경우 직접 천연 향신료를 갈아서 쓰는 착한 식당을 부각시키기 위해 인스턴트 제품을 쓰는 업소와 혼합된 천연 향신료를 쓰는 업소까지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되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전복죽의 경우, 소라를 전복으로 속여서 판매하는 것은 범법행위이므로 고발하고 신랄하게 비판하여 개선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공정한 기준 적용 및 선정 과정 공개로 시민 공감대 형성되야
착한식당
이렇듯 착한식당을 선정하기 위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준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착한식당 선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일정 지역 내의 모든 동종업소라든지, 각 지역별로 추천받은 곳이라든지, 가장 모범적인 곳을 선정하는 등의 과정을 공개하여 일부 업소에 작위적인 특혜를 준다는 논란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