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의 히스테리로 태어난 스낵 ‘포테이토칩’

서울식품안전뉴스 2017년 09월 01일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프렌치프라이와 포테이토칩(potato chip) 중에서 전자는 그 유래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후자인 포테이토칩은 확실한 미국의 토종 발명품이다.

감자튀김(fried potato)은 1850년대에 미국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 두껍게 썬 감자를 기름에 튀긴 후 포크로 찍어 먹었는데, 포테이토칩의 탄생유래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뉴욕부근에 위치한 사라토가스프링스라는 곳에 '호반의 달(Moon's Lake)'이라는 작은 레스토랑이 있었다. 레스토랑의 주인 조지 크럼(George Crum)이라는 사람이었는데, 모두가 인정하는 '괴짜 영감탱이'였다. 인디언과 흑인의 혼혈이었던 크럼은 다혈질로 화를 잘 냈고 냉소적인 사람이었다.

손님이 음식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으면 다음에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이상한 음식으로 만들어 다시 내놓았다. 그러고는 화를 내거나 문을 박차고 나가는 손님의 반응을 보고 즐기는 '괴짜'할아버지였다. 또 부인도 5명이나 되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인건비를 들이지 않고 레스토랑을 운영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어느 날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이 주문한 감자튀김이 너무 두껍고 제대로 익지도 않았다며 불편을 쏟아내고는 다시 만들어오라고 했다. 그러자 화가 난 크럼은 특유의 괴짜 버릇이 발동해 주방장에서 포크로 감자를 찍을 수 없도록 최대한 얇게 썰라고 시켰다. 그런 다음 냅킨에 싸서 30분 동안 얼음물에 담가 놓았다가 뜨거운 기름에 넣어 튀겼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감자 위에 소금을 잔뜩 뿌린 후 손님의 식탁으로 내보냈다.

그런데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내왔다며 화를 내고 떠나야 할 손님이 오히려 맛있다며 더 달라고 주문을 하는 것이 아닌가. 화가 난 손님의 모습을 기대했던 크럼은 무척 실망한 한편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손님이 너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아예 '포테이토 크런치(potato crunch)'라는 메뉴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음식은 크럼의 레스토랑에서만 서비스를 했다. 이후에 주방장이 독립하면서 고객을 끌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포테이토칩을 바구니에 담아 식탁에 올려놓고 마음껏 먹게 했으며, 손님이 원하면 포장까지 해서 갖고 가도록 했다. 이때 이름은 포테이토칩도 포테이토 크런치도 아닌 처음 만들어진 지역의 이름을 따서 '사라토가 칩(Saratoga chips)'으로 불렸다. 1920년대까지만 해도 주로 미국의 동북부 지역에서만 먹는 스낵이었는데, 나중에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이름이 '포테이토칩'으로 바뀌었다.

덧붙여 처음 포테이토칩을 만든 조지 크럼이나 나중에 독립해 사타로가 칩을 유행시킨 주방장 모두 특허를 받지 않아 세계적인 식품을 개발해놓고도 큰돈을 벌지 못했다고 한다.

※ 감자

남아메리카 토착민들이 오랫동안 재배해온 작물로, 1532년경 스페인의 탐험가 피사로(F.Pizzaro)가 항해 중 식량으로 먹으면서 유럽에 전파됐다.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순조 24년 만주를 통해 처음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