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은 무조건 좋다? 유기농식품의 오해와 진실

서울식품안전뉴스 2018년 02월 01일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먹거리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유기농, 친환경 등의 마크가 새겨진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이 사건을 계기로 일반 계란보다 2배 가까이 비싼 유정란, 유기농 계란 등의 고급 계란 매출은 전년 대비 290% 급증했다.

그렇다면 유기농식품은 정말 몸에 좋기만 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소비자 사이에 유기농은 건강한 먹거리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지만, 유기농식품이 일반식품보다 영양가치가 높다는 객관적 자료는 없다. 단지 불필요한 오염물질의 많고 적은 차이만 있을 뿐이다.

▶ 환경 보호를 위해 유기농식품을 먹는 유럽인들

2012년 미국 스탠퍼드 의대 연구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유기농과 일반 식품을 비교한 논문 237편을 분석한 결과 영양학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유기농식품을 사는 이유는 값비싼 유기농식품이 일반 제품보다 당연히 좋을 거라 생각하는 사회·심리적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유기농산물 구입동기에 대한 한국과 유럽의 차이에서도 나타난다. 한국농업과학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안정성을 위해 유기농산물을 구매하는 유럽인은 3%인 반면, 한국인은 88%나 된다고 나타났다. 해당 조사 결과에 의하면 유럽인들은 식품의 안정성 문제 보다 지구생태계 보존과 환경 보호를 위해 유기농제품을 구매한고 한다.

▶ 유기농식품, 바르게 알고 먹는 것이 중요

이처럼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유기농식품을 선호하지만 그 뜻에 대해 명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다면 유기농이란 무엇일까? 유기농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화학비료, 농약 등을 쓰지 않고 퇴비와 같은 자연적인 방법을 이용해 키우는 것이라고 정의돼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자연적’이라는 단어다. 자연적으로 길러진 유기농산물에는 화학성분이 없을지언정 각종 병충해에 취약하다. 유기농산물 재배를 위해 쓰이는 퇴비는 인간·가축의 분뇨를 주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분뇨의 특성상 충분히 발효되지 않을 경우 농산물을 오염시키며 여기에는 기생충의 알이나 세균이 등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

▶ 한국도 유기농식품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실제 유기농산물 및 가공물의 오염 사고는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2008년 미국에서는 살모넬라에 오염된 유기농 토마토에 의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1명이 사망했다. 또한 2011년 미국 콜로라도산 멜론이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돼 72명이 감염되고 이 중 16명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유기농 분유, 과자 등 가공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유기농식품과 관련해 직접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은 없었지만, 유기농산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 ‘모든 유기농은 안전하다’라는 생각은 금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사이리서치(TechSci Research)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 세계 유기농 식품 시장은 매년 1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률이 4년 이상 지속되면 유기농 시장은 현재의 두 배가 된다.

이와 같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유기농식품 시장에서 소비자는 ‘모든 유기농은 안전하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에 더해 소비자는 안전한 유기농산물 구입 및 섭취요령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구입하도록 하자.

유기농식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은 소비자는 한국유기농협회 홈페이지(http://www.organic.or.kr/)를 참고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