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청소년 눈높이 건강포럼’ 현장

서울식품안전뉴스 2018년 02월 01일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서울시 청소년 건강행태’에 따르면 12년 8.8%였던 청소년 비만율은 17년 13.5%로 증가했다. 식습관 역시 나빠져 지난해 기준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21.2%, 주5일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은 31.7%로 늘었다. 이에 반해 주 3일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 15년 40%에서 17년 38.1%로 줄었다.

청소년기 비만은 성인비만으로 대부분 이어진다. 또한 학교생활에서는 학습과 친구관계 형성에서도 부적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이 시급하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지난 1월 25일 청소년 건강행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청소년 눈높이 건강포럼’을 개최했다.

공부에 치여…수면이 부족해… 청소년이 생각한 비만의 원인은?

이번 포럼의 특징은 정책의 대상인 청소년이 직접 참여, 자신들이 생각하는 비만의 원인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이 포럼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청소년 비만 예방 정책에 반영한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시에 거주중인 150여 명의 청소년과 건강 분야 전문가가 참여했다.

포럼은 크게 두 개의 토론으로 나눠져 진행됐다. 제1토론에서는 청소년이 생각하는 건강의 이상과 현실을 주제로 토론이 벌어졌다. 각자가 생각하는 건강한 이미지를 생각하고, 자신의 일상과 비교해 현재 자신의 평소 식생활 및 비만의 원인을 도출해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150명의 청소년은 미리 짜여진 조별로 나눠져 먼저 학교, 학원, 취미, 운동, 식사, 수면으로 나눠진 카테고리별로 자신의 일상을 소개했다. 이 토론에서 대다수의 학생이 급식 등을 통해 삼시세끼는 다 챙기나 패스트푸드, 편의점 음식 등 영양이 불균형적인 식사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밥 먹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꼽혔다. 공부로 인해 식사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시중에서 판매되는 음식이 맛있으며, 쉽게 사먹을 수 있다는 점도 영양 불균형적인 식사를 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이외에도 운동부족, 부족한 수면시간 등이 자신의 일상에서 식습관 및 비만에 영양을 주는 원인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비만 극복 방안은?

제1토론이 끝난 후 이어서 ‘청소년이 만드는 비만극복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제2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서는 각 조마다 ▲고열량 저영양 음식 ▲스트레스와 우울증 ▲운동부족 ▲불규칙한 식습관 ▲사회인식 이라는 비만의 원인을 선정, 각 원인이 발생하게 된 이유를 도출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결과 대부분의 참가자는 대학 입시, 미디어에서 양산된 왜곡된 이미지를 각 비만 원인의 이유로 선정했다. 입시라는 장벽과 동시에 외모에 관심이 많은 시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두 원인을 한꺼번에 개선하기 위해 비만 학생과 정상 체중 학생의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개설해 비만 학생은 체중 감량을, 정상 체중 학생에게는 생활기록부 가점을 주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음식에 대한 참가자들의 생각도 다양했다. 고열량 저영양 음식을 찾는 원인으로는 자극적인 맛, 저렴한 가격, 스트레스 해소 등이 꼽혔다. 또한 시간에 쫒겨 빠르게 먹는 습관, 잘 알려지지 않은 식습관의 중요성 역시 비만의 문제원인으로 도출됐다.

청소년이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는 비만 예방 정책 추진

이번 포럼은 서울시가 올 한 해 추진하는 청소년 비만예방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개발의 일환으로 열렸다. 시는 지난 11일 미국 블룸버그 자선재단(Bloomberg Philanthropies),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의 국제보건기구인 Vital Strategies와 손잡고 올 한 해 청소년 비만예방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포럼 이외에도 서울시는 청소년들이 발굴‧수립한 건강정책을 실행하고 홍보할 ‘청소년 건강리더’를 모집‧양성한다. 또한 청소년 건강지원협의체와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는 등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청소년 비만예방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을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