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먹거리 / 안심식당

서울시 위생등급 AAA 식당 탐방시리즈⑬

연희동 산책길이 안기는 건강 선물, 일식당 <萬海>

안심식당

완연한 봄의 정취가 여기저기서 물씬 풍겨온다. 겨우내 잃었던 미각을 다시금 되찾기 위해선 제철 채소만한 것이 없다지만, 그렇다고 주구장창 풀만 뜯을 순 없는 일 아닌가. 참돔, 도미, 볼락 등은 4월이면 제철. 눈과 입이 절로 행복해지는 제철 생선으로 맛과 건강까지 동시에 챙겨보면 금상첨화다. 일식당 어디를 가야할까 고민된다면 서울시가 인정한 안심식당이면 더할 나위 없이 ‘안심’이다.

글_김재우(웹브라이트) 사진_김한석(웹브라이트)

핫한 미식 동네에서도 빠질 수 없는 존재

극심한 일교차, 심혈관 주의보?

홍대 앞 인근이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면 연남동과 연희동은 그들의 젊음에서 살짝 비켜간 분위기랄까. 아날로그 감성 그대로 곳곳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산책하기 마냥 좋다. 골목골목 꼭꼭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내는 재미는 연희동 산책이 안기는 또 다른 선물. 얼마 전 유명 셰프 레이먼 킴이 극찬한 탕수육도 이곳 연희동에서만 맛볼 수 있다니, 최근 가장 핫한 미식 동네라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제대로 된 맛을 내는 중국요리점과 기사식당이 많기로 소문난 동네. 여기에 서울시 위생등급 AAA에 빛나는 15년 전통의 일식당 <만해 萬海>도 연희동 맛집의 반열에선 결코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운명과도 같은 만남, 건강 식단 운영

운명과도 같은 만남, 건강 식단 운영

북적대는 홍대거리를 뒤로 두고, 천천히 굴다리를 지나 골목 안쪽으로 깊숙이 파고들면, 오랜 친구 마냥 연희동이 든든하게 반겨준다. 게다가 어릴 적 외우던 ‘님의 침묵’이 순간 떠올라서일까. 일식당 <만해 萬海>의 상호마저도 왠지 모르게 정겨운 향수로 다가온다. 한데 한용운의 법호인 ‘만해’와는 다르게 일식당 <萬海>의 뜻을 풀면 ‘바다와 같다’, ‘바다로 가득 찼다’이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안병조 사장(64)은 운명처럼 연희동과 연이 닿았다. 명예퇴직 이후 자신의 전부나 다름없던 퇴직금을 가까운 지인에게 빌려줬는데, 돈 대신 이 일식당을 건네주더란 것. 평생 샐러리맨으로만 살아왔던 그였지만 딱히 다른 대안이 없었다. 엉겁결에 일식당을 떠안곤, 하루에도 몇 번씩 살얼음판을 걷는 긴장의 나날로 이어지게 됐다.
“돈을 떼이고 식당을 건네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장사는 제법 되었습니다. 사람 마음이 간사한지라, 정말 운명과도 같은 만남인가 싶었지요. 그러곤 이왕 할 거라면, 보다 열심히 운영해보잔 생각으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하게 된 겁니다.”

운명과도 같은 만남, 건강 식단 운영

<萬海>의 최고 경쟁력은 위생 청결 말고도 가격대비 최고의 식재료로 만든 퀄리티 높은 메뉴에 있다. 일식이라면 다소 비싸지 않을까 우려도 있지만, 메뉴판을 보니 다른 일식당에 비해 확실히 경제적이다. 싱싱한 해산물을 인천에서 들여온다는 안병조 사장은 언제나 건강한 식재료를 위해 직접 발품 파는 일에 게으름이 없다.


일식은 회가 주 메뉴이다 보니 간장이나 초고추장 등으로 인해 짜고 맵게 먹기 십상이다. 그렇다보니 건강한 식습관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저염도에 가장 먼저 관심이 가게 된 그는 되도록 덜 맵고, 덜 짜게 먹는 새로운 레시피를 주방장과 함께 고민해 나갔다. 하지만 손님들의 반응은 대부분 불만족. 늘 먹던 강한 맛이 아니기에 싱겁다는 지적이 연일 이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각오했습니다. 저 또한 다소 밍밍하고 뭔가 더 넣어야 할 것 같은 맛이었으니까요(웃음).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흔히들, 밖에서 먹는 음식에 관해선 짜고 맵고 등의 편견이 있지 않습니까. 식당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에게 집 밥 못지않은 건강한 밥상을 내놓고 싶은 제 마음을 일일이 설명해 나갔지요. 그렇게 손님 하나 둘 이해해주시며 참아주시며, 나중엔 적응이 되셨나보더라고요. 지금은 당연한 맛으로 드시니까요.”

건강음식점에 이어 서울시 위생등급 AAA

건강음식점에 이어 서울시 위생등급 AAA

8인실과 4인실 등 다양한 테이블 룸이 구비된 <萬海>. 단골손님들의 기호마저도 훤히 꿰뚫고 있는 직원들의 서비스는 여느 식당과도 차별화 된 서비스 마인드.


소금을 줄여서 어느 정도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은 그의 다음 노력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이었다. 대신 맛이 확연히 떨어질 수 있는 것을 보완할 천연조미료와 같은 대안을 활용했다. 이렇게 하나하나씩 일식에 건강을 위한 요소를 더하다보니 입소문은 빠르게 퍼져 나갔고, 건강을 중시하는 단골손님들의 수가 점차 늘어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식당안팎으로 위생과 청결에 관심을 두게 된 그는 지난 2009년 서대문구 내의 건강 식단 운동을 실천하는 첫 건강음식점의 주인공이 됐다.
“처음엔 다섯 곳의 건강음식점이 동시에 선정됐는데, 현재에는 30여 곳으로 늘어났습니다. 지금은 아예 협회를 만들어 매달 한 번씩 만남을 이어가고 있지요. 차례로 회원들의 건강음식점을 방문해 식사 한 후, 저염도 측정 등 회원 간의 소중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서대문구 건강음식점협회 회장까지 맡고 있는 그는 나름의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경쟁 선상에 놓인 동종업계 동료를 챙기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식당에 필요한 야채 등의 식재료는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구입해 동네 전통시장 살리기에도 동참해 나가고 있다. 이런 올곧은 경영 마인드는 지난 2012년 선정된 서울시 음식점 위생등급 AAA를 획득하면서 제대로 빛을 발하게 됐다. 서울시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해당 식당의 위생 신뢰도를 높이고, 안전한 외식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난 2009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제도이다. 식당 전체의 청결상태를 시작으로 조리장 내의 환풍 장치, 배수 시설 관리, 냉동‧냉장고의 적정 온도 유지와 성에 및 응결수 제거 여부까지도 꼼꼼히 점검 받는 위생등급 평가는 식당 종사자들의 위생관리마저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살펴본다. 워낙 여러 항목의 점검으로 이뤄지다보니 A등급도 아예 받지 못하는 식당이 있을 정도. 따라서 최고 등급인 AAA는 모든 면에서 만점에 가까운 놀라운 결과를 거둔 것이라 볼 수 있다.
“평소 직원들의 위생관리 및 교육에 관해선 군대 내무검사 하듯이 철저히 해왔는데, 위생등급 AAA를 받곤 무척 기뻤습니다. 하지만 이는 2년마다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에 AAA를 유지하기 위해선 늘 식당의 위생과 청결이 최우선 되어야겠지요. 생각해보십시오. AAA였는데 AA나, 그냥 A를 받게 되면 찾아주는 손님이나 저희들 입장이나 실망하기엔 매한가지 아닙니까.”
초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 정직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식당을 운영해나가는 그는 경영주임에도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한다. 게다가 손님들의 주차 관리 또한 그의 몫. 이는 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에 보다 더 집중하라는 그의 배려이자 경영 철학인 셈이다. 그럼에도 한때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다. 언젠가는 ‘식당 문을 아예 닫을까’, 심각한 고민에 놓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15년간 함께 해온 직원들이 있었기에 그 위기마저도 슬기롭게 넘어설 수 있었다는 그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같은 방법으로 정직한 식당을 운영해나가는 것이 꿈이자 바람이라 했다.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3동 149-3
문의 ☎ 02-326-0215

청결한 음식점, 서울시가 인증한 AAA로 확인하세요!
「서울시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음식점의 위생신뢰도를 높이고, 안전한 외식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가 2009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제도로 현재 약 4,500개 업소가 위생등급을 받았다. 서울시에서는 시민들이 위생등급을 보고 찾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 식품안전정보 사이트(http://fsi.seoul.go.kr)의 지도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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